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피자] : 세계인의 식탁, 다른 개성, 퓨전

by angelmom1 2025. 5. 14.

1. 세계인의 식탁 위에 오르다

피자
피자

피자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가족과 친구들이 모인 저녁 식탁, 혹은 혼자만의 늦은 밤, 피자 한 판은 늘 좋은 선택지다. 하지만 피자라고 해서 다 같은 피자는 아니다.
이탈리아의 나폴리 피자는 그 뿌리부터 남다르다. 나폴리 피자의 도우는 손끝의 온기와 장인의 땀이 배어 있다. 화덕에서 짧고 강렬하게 구워낸 도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마르게리타 한 조각을 집어 들면, 토마토의 산미와 모차렐라의 고소함, 바질의 싱그러움이 입안에서 조용히 퍼진다.
반면 로마 피자는 얇고 바삭하다. 사각형으로 잘라 손에 들면, 도우가 부서지는 소리가 경쾌하다. 토핑도 다양해서, 감자나 버섯, 햄까지 올라간다. 정통 이탈리아 피자라고 하면, 나폴리와 로마, 두 가지 스타일이 떠오르지만, 둘 다 각자의 매력이 뚜렷하다.

2. 다른 개성, 피자에 녹아들다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가면 피자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시카고 딥디쉬 피자는 파이처럼 두꺼운 도우에 치즈와 소스, 고기가 층층이 쌓인다. 한 조각만 들어도 묵직하다. 포크와 나이프로 조심스럽게 잘라 한 입 넣으면, 치즈가 실처럼 늘어나고, 진한 토마토소스와 고소한 도우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뉴욕 피자는 정반대다. 얇고 넓은 도우에 토핑을 듬뿍 올려, 손에 들고 반으로 접어 먹는다. 거리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들 손에 들린 피자 한 조각이 뉴욕의 자유와 활기를 상징한다.
시칠리아 피자는 두툼한 도우와 사각형 모양이 특징이다. 토마토와 치즈, 올리브, 앤초비가 풍성하게 올라가 지중해의 바람과 햇살이 느껴진다. 디트로이트 피자는 공장지대의 실용성과 혁신이 담겼다. 블루 스틸 팬에서 구워내 바삭한 가장자리와 두툼한 속살, 캐러멜라이즈 된 치즈가 어우러져 있다.
각 도시의 피자는 그곳 사람들의 취향, 기후,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그래서 한 조각을 먹을 때마다, 그 도시의 골목길과 소리가 떠오른다.

3. 퓨전, 피자의 새로운 세계

요즘 피자는 전통을 넘어 창의력의 무대가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피자는 건강을 중시하는 이들의 취향을 반영한다. 얇은 도우 위에 신선한 채소, 해산물, 때로는 피넛버터까지 올라가 매번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
하와이안 피자는 파인애플과 햄의 조합으로, 달콤함과 짭짤함이 한데 어우러진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한 입 먹으면 마치 남국의 해변에서 바람을 맞으며 휴가를 즐기는 기분이 든다.
한국식 피자는 또 다르다. 불고기 피자는 달콤한 간장 양념의 소고기와 치즈, 채소가 어우러져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김치, 고구마, 불닭 등 다양한 토핑이 더해져, 매번 새로운 경험을 선물한다.
이렇듯 피자는 시대와 문화, 사람의 상상력이 더해지며 계속 진화하고 있다.
피자 한 조각에는 단순한 맛을 넘어, 세계 각지의 풍경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는 피자를 먹으면서도, 그 안에 담긴 수많은 기억과 감정을 함께 음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