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역별 차이
새우전이라고 하면 대부분 명절 음식, 혹은 특별한 날에 먹는 고급스러운 전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실제로 지역마다, 집집마다 새우전은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경상도 쪽에서는 새우를 통째로 올려서 부치는 경우가 많다. 부산이나 울산에서는 대하(큰 새우)를 손질해서 등 쪽에 칼집을 내고, 깻잎이나 쑥갓 위에 올려서 부치기도 한다. 이러면 전이 훨씬 향긋하고, 씹는 맛도 더 강하다.
반면, 전라도에서는 새우를 곱게 다져서 부침가루와 계란에 섞어 한입 크기로 동글동글하게 부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부추, 쪽파, 심지어 김치까지 넣는 집도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냉동새우를 많이 쓰고, 손질을 간편하게 해서 반죽에 바로 섞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지역별로 새우전의 모양, 재료, 플레이팅이 다르다는 점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 집은 경상도 출신이라서, 늘 깻잎 위에 통새우를 올려서 부쳤다. 어릴 때는 그 깻잎 향이 싫었는데, 나이 들수록 그 향이 그리워진다.
2. 영양학적 팁
새우전은 단순히 맛있는 명절 음식이 아니라, 영양적으로도 꽤 우수한 편이다.
새우에는 단백질, 타우린, 셀레늄, 비타민B12, 오메가-3 지방산 등이 풍부하다.
특히, 타우린은 피로 해소와 간 건강에 좋고, 오메가-3는 두뇌 발달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런데 새우전은 보통 기름에 부치기 때문에 칼로리와 나트륨 함량이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서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새우전을 구워 먹는 집도 늘고 있다.
이 방법을 쓰면 기름 사용량이 1/3 이하로 줄고, 전이 더 담백해진다.
또한, 밀가루 대신 귀리 가루, 병아리콩가루 등을 사용해 글루텐 프리 새우전을 만드는 레시피도 있다.
채소를 더 많이 넣거나, 두부를 으깨어 반죽에 섞으면 단백질과 식이섬유 섭취량도 늘릴 수 있다.
요즘은 새우전 위에 치즈, 아보카도, 브로콜리, 심지어 퀴노아까지 올려서 퓨전 스타일로 즐기는 사람도 많다.
이런 현대적 응용은 아이들 반찬이나 다이어트 식단, 손님 접대에도 잘 어울린다.
3. 트렌드
명절 음식으로서의 새우전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명절 외에도 새우전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홈파티나 브런치 메뉴로 새우전을 내는 집이 많아졌다.
SNS에서는 ‘새우전 플레이팅 챌린지’ 같은 해시태그도 유행한다.
접시에 새우전을 예쁘게 담고, 다양한 소스(유자청 소스, 타르타르소스, 바질 페스토 등)와 곁들임(무생채, 오이피클, 루꼴라 샐러드 등)을 함께 내는 것이 트렌드다.
또한, 새우전은 남은 것을 활용하기도 쉽다.
잘게 썰어 볶음밥, 오믈렛, 샌드위치 속재료로 쓸 수 있고, 라면이나 가락국수에 넣어 먹어도 별미다.
이런 응용은 바쁜 현대 가족에게 실용적이다.
무엇보다, 새우전을 만들며 가족이 함께 부엌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 그 자체가 명절의 진짜 의미이자, 새우전이 주는 가장 큰 가치 아닐까?
실제로, 나는 올해 설날에 조카들과 함께 새우전을 만들었다. 조카들이 반죽을 손에 묻히고, 팬에 올릴 때마다 “이거 내 거야!”라고 소리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날 부엌은 기름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새우전은 결국, 가족의 추억과 연결되는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