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시피 – 엄마 손맛 따라 하기
퇴근길 시장에서 은빛 비늘이 번쩍이는 고등어 두 마리를 샀다. 집에 오자마자 싱크대에 펼쳐놓고, 등 쪽을 따라 칼집을 내며 내장과 핏물을 꼼꼼히 씻어냈다. 엄마는 늘 밀가루 한 줌, 식초 한 숟갈, 굵은소금을 푼 찬물에 고등어를 20분쯤 담가두라 하셨다. 그 사이 무는 1cm 두께로 도톰하게 썰어 준비한다. 무가 두껍게 썰려야 조림 국물이 잘 배고, 먹을 때 흐트러지지 않는다.
냄비 바닥에 무를 깔고, 양파와 대파, 청양고추, 홍고추를 어슷하게 썰어 곁들인다. 양념장은 진간장, 고춧가루, 설탕, 굴소스, 된장, 식초, 다진 마늘, 다진 생강, 후추를 섞어 만든다. 이 양념을 미리 만들어두면 맛이 더 깊어진다. 무와 양념, 물을 붓고 뚜껑을 비스듬히 닫아 센 불에서 끓인다. 무가 투명해질 때쯤 고등어를 올리고, 남은 양념을 얹어준다.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중불로 졸이며, 중간중간 국물을 끼얹어준다. 마지막에 대파와 고추를 올려 5분쯤 더 끓이면, 윤기 흐르는 고등어조림이 완성된다.
2. 무조림 - 무와 고등어의 환상 조합
가을 무가 달아오를 때면 고등어 무조림이 제격이다. 무는 단단하고 묵직한 걸로 골라, 껍질을 두껍게 벗기고 큼직하게 썬다. 냄비에 무를 깔고, 쌀뜨물이나 멸치, 다시마로 낸 육수를 부어 바글바글 끓인다. 무가 반쯤 투명해질 때까지 뚜껑을 살짝 덮고 익힌다. 무가 충분히 익지 않으면 고등어가 먼저 익어버려 식감이 아쉽다.
무가 익으면 손질한 고등어를 차곡차곡 올리고, 양파와 대파, 청양고추, 홍고추를 듬뿍 얹는다. 양념장은 간장,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참치액, 미림, 다진 마늘, 생강, 설탕, 올리고당, 들기름, 후추를 섞어 만든다. 이 양념을 2/3만 먼저 넣고, 무와 함께 한 번 더 졸인다. 무가 완전히 익으면 고등어와 나머지 양념, 양파, 고추를 넣고,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졸인다. 마지막에 대파를 얹어 마무리하면, 밥 한 공기 뚝딱 비우게 되는 밥도둑 고등어 무조림이 완성된다
3. 양념장 - 감칠맛의 비밀
고등어조림의 성패는 양념장에 달려 있다. 집집마다 비율은 다르지만, 진간장과 고춧가루, 설탕, 된장, 굴소스, 참치액, 식초, 다진 마늘, 다진 생강, 후추가 기본이다. 양념장은 미리 만들어 10분쯤 두면 재료가 잘 어우러진다. 조림할 때는 양념의 일부만 먼저 넣고, 나머지는 국물이 졸아들 때쯤 추가해 간을 맞춘다.
양념장은 고등어뿐 아니라 꽁치, 갈치, 두부조림에도 두루 쓸 수 있다. 고등어조림을 할 때는 양념을 너무 진하게 하지 말고, 국물에 밥을 비벼 먹을 수 있도록 자작하게 남기는 게 포인트다. 양념이 잘 배인 무와 고등어 살, 국물 한 숟갈을 밥 위에 얹으면, 그 순간만큼은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